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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역수장 나바로, 삼성·LG 콕 찍어 "불공정 무역 관둬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사령탑이 삼성과 LG를 콕 집어 '불공정 무역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피터 나바로(사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6일 전국기업경제협회(NABE) 총회 연설에서 "LG와 삼성이 반덤핑 관세 부과 판정을 받은 이후 (관세 회피를 위해) 중국에서 베트남과 태국으로 생산지를 옮겼다"고 말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 대목을 설명하며 "이는 정확하게 무역 부정행위(Trade Cheating)이므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바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 가전의 자존심인 월풀 세탁기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해 온 세탁기에 대해 각각 52.51%, 32.12%의 반덤핑 관세를 최종 부과받았다. 하지만 세탁기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베트남과 태국 등지로 옮겨 관세 부과 피해를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나바로 위원장은 삼성과 LG가 생산 장소를 바꿔 생산하는 것에 대해 "이는 수천 명의 미국인을 실업자 대열에 서게 하고, 월풀과 같은 기업들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공세는 지난해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월풀을 제치고 1위에 오르고, LG전자가 월풀을 바짝 뒤쫓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바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전략 위협=나바로 위원장은 미국 내 대표적인 반중국 경제학자이며 초강경 보호무역주의자다. 그가 LG와 삼성을 불공정 무역 행위자로 직접 비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중국, 동남아 등지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 온 한국 기업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 공세가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건비와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세계 각지로 공장을 분산해 온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화 전략을 위협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나바로 위원장이 '무역적자 감축'을 트럼프 정부의 핵심 정책 목표라고 강조한 것도 주목된다. 대미 무역에서 큰 규모의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들에 대해 상당한 통상 압력을 가하겠다는 의지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나바로는 한국과 중국.인도.독일 등 16개국을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for the lion's share of the deficit problem)"로 지목하고, "스마트한 협상으로 우리가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다면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277억 달러로 미국의 무역 상대국 중 8번째다. 나바로는 이날 독일을 예로 들며 무역 역조 시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그는 "독일이 유로존 회원국이기 때문에 7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문제에 대해 독일과 어떤 토론도 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오는 1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방미 때 양자협상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바로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환율 조작국 지정은 재무부 소관이다. 다만 나바로는 "역사적으로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조치들을 취해 왔다"면서 "중국 통화는 평가절하돼 있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2017-03-07

삼성 QLED-LG 나노셀…CES서 맞붙은 TV 거물

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개막한 CES 2017은 세계 최고의 첨단 가전제품 전시회답게 공상과학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새로운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첨단 제품들을 소개한다. 차세대 TV 프리미엄 TV 시장의 화질 경쟁이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CES 개막을 이틀 앞둔 3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QLED TV'와 '나노셀 TV'를 공개했다. 두 회사 모두 디스플레이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가며 화질 혁신을 강조했다. '지금껏 없던 화질의 TV'란 의미다. 2013년 대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로 화질 경쟁을 시작한 두 회사는 이듬해 삼성전자가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퀀텀닷 대 올레드' 라는 경쟁 구도를 유지해 왔다. 삼성전자는 2017년형 TV 신제품인 QLED TV를 공개했다. "기존의 퀀텀닷(Quantumdot.양자점) 디스플레이 대신 차세대 'QLED(Quantumdot Light-emitting diode.양자점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썼다"고 발표했다.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 위에 양자점을 코팅한 필름을 덧붙인 제품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밝기를 높이면 색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기존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 대신 LCD 기반의 '나노셀 TV'를 올해 신제품으로 공개했다. 역시 LCD 패널 앞에 지름이 1나노미터(㎜)인 미세 입자를 흩뿌린 필름을 붙인 방식이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극미세 분자가 색의 파장을 정교하게 조정해 많은 색을 한층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올레드 TV를 프리미엄 시장 주력 제품으로 밀어온 LG전자가 '나노셀'이란 이름을 붙여 LCD TV 신제품을 내놓은 건 올레드만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자율주행 콘셉트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미래 신기술이 담긴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대거 공개했다. 도요타자동차는 4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아이(愛)'를 공개했다. 콘셉트카의 AI인 '유이'는 운전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운전자의 기분은 어떤지 등을 파악해 드라이빙 모드를 조절한다. 탑승자의 취향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대화도 가능하다. 운전자가 피곤해보일 때 자율주행 기능을 제안키도 한다. 보브 카터 도요타 수석 부사장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경험이 중요하다"면서 "콘셉트 아이는 운전자와의 교감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자율주행 5단계를 목표로 이 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BMW는 첨단 기술을 집약한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i 인사이드 퓨쳐(Inside Future)'를 공개했다. 이차는 자율주행 모드일 때 운전대가 반으로 접힌다. 운전하지 않고 이동한다는 점을 고려해 내부 인테리어에 중점을 뒀다. 뒷좌석에서 대형 TV로 최신 영화 등 아마존 프라임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인공지능 LG전자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을 최초로 공개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4일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진행된 LG전자의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데이비드 밴더월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허브 로봇에 "음악을 추천해줘"라고 말했고 허브로봇은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큰 눈동자를 깜빡였다. 고민(?)도 잠시, 허브 로봇이 음악을 재생하자 관객들은 "cute(귀엽다)"라고 외치며 어깨를 들썩였다. 곧이어 무대 뒤의 문이 열리고 공항 로봇이 등장했다. 허브로봇의 3배 정도 되는 크기의 공항 로봇이 등장하자 반더월 데이비드는 "굿모닝 에어포트 로봇(Good mornig airport robot)"이라고 인사했고 공항 로봇은 바로 자신의 소개를 시작했다. 공항 로봇은 "해브 어 나이스 트립(Have a Good trip)"이라는 인사와 함께 스스로 등을 돌려 무대 뒤로 물러났다. 레노버는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 개인비서 '레노버 스마트 어시스턴트'를 5일 공개했다. 레노버가 아마존과 협력해 개발한 이 제품은 아마존의 음성인식 인공지능인 '알렉사(Alexa)'를 탑재했고 웹 검색, 음악 재생, 리스트 작성, 일정 관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소비자들은 최대 5m 거리에서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노이즈 억제 및 반향음 제거(AEC) 기능을 적용한 원거리 마이크 8개가 음성을 포착한다. 이 제품은 레노버의 스마트 홈 기기뿐만 아니라 기존에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서드파티 제품의 실행도 지원한다. 스티브 라부친 이마존 알렉사 담당 부사장은 "아마존은 고객들에게 가능한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레노버 스마트 어시스턴트는 올해 하반기 고객들이 시범 운영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VR 인텔(Intel)은 프로젝트 알로이(Project Alloy)의 VR 헤드셋을 공개했다. '알로이'는 작년 8월 공개된 프로젝트로 인텔의 리얼센스(realsense) 기술이 접목된 올인원 VR 헤드셋이다. 인텔의 3D 심도 감지 기술 리얼센스는 적외선, 깊이 센서를 모두 담았고 물체를 3D로 스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헤드셋은 작년 비해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1000분의 1초 단위로 현실의 물체를 스캔에 가상현실의 스크린으로 송신할 수 있다. 인텔은 이번 무대를 통해 알로이 헤드셋을 착용한 2명의 시연자를 소개하며, 플레이 장면을 공개했다. 2명의 시연자는 거실의 형태를 한 무대에서 헤드셋을 착용한 채, 가구와 같은 거실 용품을들 스캔하여 가상현실에 적용하는 '융합현실(merged reality)' 기술을 선보였다. HTC는 VR 기기 바이브(Vive)의 액세서리 공개와 함께 새로운 해외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바이브 트래커(Vive Tracker)'는 스팀 VR 기술을 채용 한 모션 추적 장치로, 테니스 라켓과 같은 소품에 착용할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모션 추적이 가능하다. 전기차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패러데이퓨처가 양산형 SUV 전기차 'FF91'을 공개했다. 패러데이퓨처는 'FF91'이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378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능도 뛰어나다. 이 업체는 FF91 공개 현장에서 가속성능을 준비하기 위해 경쟁 차량인 벤틀리 벤테이가, 페라리 488 GTB, 테슬라를 직접 무대에 올렸다. 비교 시연 결과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테슬라 S가 2.60초, 페라리 488 GTB 3.30초, 벤틀리 벤테이가 3.48초 걸렸다. 반면 'FF91'은 2.59초를 기록했다. <경제부>

2017-01-05

세계 최대 IT 제품 전시회 'CES 2017' 개막

세계 최대의 IT박람회 CES가 5일 화려하게 개막했다. CES는 소비자 가전 박람회(Consumer Electronic Show)의 약자다. 말 그대로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소개하는 쇼였지만 매해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제는 IT 전반을 아우르는 박람회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에는 전세계 165개국에서 38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하며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도 1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참가업체의 3분의 1 정도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해 글로벌 IT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이 크게 약진했음을 보여줬다. 전세계가 CES를 주목하는 이유는 한해의 IT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예년보다 신기술에 대한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평이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 드론 등 생활에 밀접한 신기술들을 미리 접해볼 수 있다. 전세계 가전업체들의 전쟁터로 불리는 센트럴홀은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전시공간이었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소니, LG, 삼성이었으며 세 업체 모두 새롭게 출시하는 TV를 중심으로 전시를 꾸몄다. CES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TV가 여전히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QLED라는 신기술을 초거대 스크린으로 소개한 삼성의 전시관에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전시관을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노스홀은 올해 CES에서 가장 많은 주목은 받은 곳이었다. 자동차와 관련한 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복스왜건부터 머세이디스-벤츠는 물론 현대까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모두 모여서 최첨단 기술을 뽐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은 그 중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고 VR을 이용한 자율주행차 체험이 큰 인기였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관련 기술이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차가 이동수단이 아니라 가전제품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오는 것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고 탑승자가 운전에서 자유로워 진다면 자동차 내부의 공간이 '집의 연장선상'에서 다양한 가전제품을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부스들이 새로운 차를 소개하면서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들과 연동하는 '커넥티드 카' 기술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했다. 올해는 C스페이스라는 전시공간이 새롭게 등장했다. C스페이스는 기술과 미디어 매체가 만나는 지점을 보여 주는 곳이다. 디지털 마케팅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갈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페이스북, 트위터, 스냅챗과 같은 소셜미디어는 물론 버라이즌 같은 기업까지 모여서 디지털 시대에 광고와 마케팅의 미래를 제시했다. 가전제품을 넘어서서 IT 전반을 포괄하겠다는 CES 측의 의지가 보이는 곳이었다. C스페이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VR이었다. CNN이나 허핑턴 포스트와 같은 매체들이 VR을 이용해서 보도를 하는 이른바 '몰입형 저널리즘'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VR을 이용해서 사건현장을 실제 체험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선사해 저널리즘의 미래라는 평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전쟁현장을 VR로 체험하려고 줄을 서기도 했다. 한국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도 참가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는 KOTRA의 문진욱 팀장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력을 보유한 55개 정도의 기업이 참가했다"며 "개막 첫날에 특히 안경을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3D TV 등이 주목을 받았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조원희 기자

2017-01-05

세계 최대 IT 제품 전시회 'CES 2017' 개막, 참가업체 1/3 중국업체…약진 두드러져

가전업체 전쟁터 '센트럴홀' 관심 집중 노스홀에는 첨단 자율주행차 경쟁 기술과 미디어 만난 C스페이스 등장 세계 최대의 IT박람회 CES가 5일 화려하게 개막했다. CES는 소비자 가전 박람회(Consumer Electronic Show)의 약자다. 말 그대로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소개하는 쇼였지만 매해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제는 IT 전반을 아우르는 박람회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에는 전세계 165개국에서 38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하며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도 1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참가업체의 3분의 1 정도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해 글로벌 IT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이 크게 약진했음을 보여줬다. 전세계가 CES를 주목하는 이유는 한해의 IT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예년보다 신기술에 대한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평이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 드론 등 생활에 밀접한 신기술들을 미리 접해볼 수 있다. 전세계 가전업체들의 전쟁터로 불리는 센트럴홀은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전시공간이었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소니, LG, 삼성이었으며 세 업체 모두 새롭게 출시하는 TV를 중심으로 전시를 꾸몄다. CES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TV가 여전히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QLED라는 신기술을 초거대 스크린으로 소개한 삼성의 전시관에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전시관을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엿다. 노스홀은 올해 CES에서 가장 많은 주목은 받은 곳이었다. 자동차와 관련한 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복스왜건부터 머세이디스-벤츠는 물론 현대까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모두 모여서 최첨단 기술을 뽐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은 그 중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고 VR을 이용한 자율주행차 체험이 큰 인기였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관련 기술이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차가 이동수단이 아니라 가전제품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오는 것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고 탑승자가 운전에서 자유로워 진다면 자동차 내부의 공간이 '집의 연장선상'에서 다양한 가전제품을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부스들이 새로운 차를 소개하면서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들과 연동하는 '커넥티드 카' 기술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했다. 올해는 C스페이스라는 전시공간이 새롭게 등장했다. C스페이스는 기술과 미디어 매체가 만나는 지점을 보여 주는 곳이다. 디지털 마케팅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갈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페이스북, 트위터, 스냅챗과 같은 소셜미디어는 물론 버라이즌 같은 기업까지 모여서 디지털 시대에 광고와 마케팅의 미래를 제시했다. 가전제품을 넘어서서 IT 전반을 포괄하겠다는 CES 측의 의지가 보이는 곳이었다. C스페이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VR이었다. CNN이나 허핑턴 포스트와 같은 매체들이 VR을 이용해서 보도를 하는 이른바 '몰입형 저널리즘'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VR을 이용해서 사건현장을 실제 체험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선사해 저널리즘의 미래라는 평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전쟁현장을 VR로 체험하려고 줄을 서기도 했다. 한국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도 참가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는 KOTRA의 문진욱 팀장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력을 보유한 55개 정도의 기업이 참가했다"며 "개막 첫날에 특히 안경을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3D TV 등이 주목을 받았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조원희 기자

2017-01-05

북적이는 라스베이거스 밤 길, 핸들서 손 떼고 달렸네

세계 최대의 첨단기술 전시장이자 올해 기술 변화를 짐작할 수 있는 CES 2017이 마침내 오늘(5일) 공식개막, 8일까지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해마다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CES는 올해에도 전 세계 165개국에서 38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 수는 2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전시되는 품목은 TV,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은 물론 차세대 스마트폰, 차량용 오디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다양하다. CES는 공식 개막에 앞서 3일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특히 3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QLED TV'와 '나노셀 TV'를 공개했으며, 현대차는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행사를 가졌다. "여기서부터 자율주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뗐다. 우회전 구간에서 깜박이가 혼자 켜지더니 핸들이 저절로 돌아갔다. 갑자기 차 한대가 앞으로 끼어들었다. 차량은 곧바로 속도를 줄여 간격을 벌렸다. 상습 정체 구간에선 제한 속도(시속 45마일)보다 느린 시속 38마일로 달리다가 멀리 정체 행렬이 보이자 천천히 감속해 뒤에 붙었다. 저 혼자 빙글빙글 도는 핸들을 보지 않았다면 마치 점잖은 운전자가 모는 차를 얻어탄 느낌이랄까. 3일 오전 라스베이거스 시내 2.5마일 구간을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차 '아이오닉'으로 달렸다. 시승 행사는 5일 개막하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맞춰 기획됐다. 자율주행 기술 시연에 나선 아이오닉은 현대차 중 처음으로 미국자동차공학회(SEA) 기준 4단계인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했다. 4단계는 운전자가 차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수준이다. 운전자 없이도 알아서 달리는 5단계 기술을 제외하면 사실상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 단계다. 완성 단계의 자율주행인 만큼 현대차는 자체 제작 차로는 처음으로 교통통제 없이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을 시연했다. 특히 이날 아이오닉은 '세계 최초의 4단계 자율차 야간 주행 시연'이란 기록까지 썼다. 이날 아침 10시 무렵 시작된 시승 행사는 해가 진 9시 반까지 이어졌고, 아이오닉은 일몰 뒤 있었던 세 차례의 주행에서 낮 시간과 다를 바 없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한지형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야간엔 사물을 인식하기가 어려워지는 만큼 더 정밀한 이미지 센싱 기술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지금껏 공개적으로 야간 주행을 시도한 자율차가 없었다"며 "네온사인이 많아 분석하기가 유난히 복잡한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야간 주행에 성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자율 주행 기술의 핵심은 '자동차의 눈'이다. 즉 얼마나 도로 위와 전후좌우를 잘 살펴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아이오닉 자율차는 차량 전면부 하단에 세개의 라이다(LIDAR·레이저 레이더)를 부착했다. 라이다는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적외선 레이저를 쏘아 반사된 파장을 바탕으로 사물을 구분한다. 카메라나 레이더보다 빠른 속도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어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센서로 꼽힌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연구용 자율주행 차량에서 주로 '벨로다인 라이다'를 사용했다. 경찰차 사이렌처럼 자동차 꼭대기에 달려 360도로 사물을 인식한다. 하지만 개당 가격이 1만 달러 안팎으로 비싼데다, 툭 튀어나온 모양 때문에 상용차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받았다. 현대차 측은 이날 장착한 3개의 내장형 라이다는 양산이 시작되면 개당 가격을 1000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운전석 바로 옆엔 10인치 남짓한 모니터가 붙어있었다. 차량이 제대로 사물을 인지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게끔 한 장치다. 신호등이 나올 때마다 모니터엔 신호등 위치와 현재 색깔이 바로 표시됐다. 인도로 사람이 지나가거나 앞에 차량이 나타나면 모니터에도 그림이 떠올랐다. 운전을 맡은 한지형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이런 모니터가 없으면 '이 차가 사방을 살피고 있는게 맞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작은 장애물이 나와도 브레이크를 밟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며 "운전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붙여놓은 것"라고 설명했다. 한편,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전기차의 신흥 강자 패러데이퓨처는 3일 라스베이거스 한 전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산형 전기차 'FF91'을 공개했다. 연비(한번 충전으로 380마일 주행)나 가속 기능(시속 60마일 도달시간 2.39초)에서 모두 테슬라 S모델을 능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이번 CES에선 이 밖에 포드·도요타·복스왜건 등이 자율주행차를 공개하고, 반도체 설계업체 엔비디아도 CES 기자단을 상대로 자사의 플랫폼을 장착한 자율주행차 시승 행사를 5~8일 연다. 닛산의 카를로스곤 회장은 5일 기조연설을 통해 자율차 발전 방향을 전망할 계획이다. 김현우·임미진 기자

2017-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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